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과 카지노의 소음이 점점 멀어지던 새벽,
대한항공의 파란 꼬리날개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한동안 미국 서부의 대자연과 도시를 오가던 여행이었기에,
인천으로 돌아가는 여정은 단순한 귀국이 아니라 긴 여행의 마침표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대한항공 KE006편 탑승 후기,
체크인부터 기내식, 좌석, 서비스까지 실제 체감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대한항공은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Terminal 3) 에서 출발합니다.
공항 외관은 단정하지만, 미국식 보안 절차는 철저합니다.
수속 시작 시간은 출발 약 3시간 전.
저는 여유 있게 도착했지만,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어요.
카운터 직원의 미소와 함께 수하물을 부치고, 총 23kg x 2개 무료 위탁 규정 덕분에
쇼핑한 기념품까지 무사히 맡길 수 있었습니다.
미국 출국 시에는 수하물 스캔 과정이 꼼꼼하기 때문에,
배터리나 전자기기류는 반드시 기내 반입으로 정리해 두는 게 좋습니다.

체크인을 마친 후, 공항 내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언어는 영어보다 중국어와 한국어.
라스베이거스가 그만큼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도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출국 게이트 앞에는 The Club LAS 라운지가 있습니다.
Priority Pass로 입장 가능하고,
간단한 샌드위치, 커피, 맥주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밤비행이라 그런지 조용했고, 여행을 마무리하며 사진을 정리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였어요.
게이트 앞에서 대한항공 직원이 탑승 순서를 안내하고 있었고,
라운지에서 바로 이동하니 탑승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내에 들어서자 익숙한 대한항공 특유의 하늘색 시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번 비행은 보잉 777-300ER, 3-3-3 배열의 좌석 구성입니다.
장거리 노선이라 좌석 간격이 제법 넓고, 등받이 조절도 부드럽게 작동했습니다.
개인 모니터는 반응 속도가 빨랐고,
USB 충전 포트가 있어서 스마트폰을 계속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내 조명 색감이 따뜻하게 조절되어 있어 눈이 피로하지 않았던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륙 직전 승무원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
그리고 잔잔한 인사 방송이 긴 여정의 시작을 차분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이륙 후 약 한 시간 반이 지나자 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두 가지 메뉴 중 저는 불고기 덮밥 세트를 선택했습니다.
달콤짭짤한 양념과 따뜻한 밥, 그리고 곁들여진 김치가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디저트로 나온 과일과 케이크도 깔끔했고,
함께 제공된 샴페인 한 잔이 장거리 비행의 피로를 잠시 잊게 해줬습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은 늘 안정적이지만,
이번 비행에서는 음식의 온도와 질감이 특히 좋았어요.
출발 공항이 해외임에도 한국적 맛이 잘 유지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출발편은 야간 비행이라 대부분 승객들이 잠에 들 무렵,
기내에 은은한 국물 냄새가 퍼졌습니다.
대한항공의 시그니처 메뉴, 육개장 라면입니다.
신청하면 금방 자리로 가져다주는데,
깊은 육수 맛이 정말 진하고 한국 라면의 정석 같은 느낌이었어요.
라스베이거스의 건조한 공기와 시차 피로를 풀어주는 한 그릇의 힘,
아마 장거리 노선을 자주 이용하신 분들이라면 다 공감하실 거예요.

잠에서 깨어나 창밖을 보니 어스름한 여명이 기체 아래로 비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식사는 오믈렛과 과일, 요거트 세트.
기내식치고는 꽤 부드럽고, 커피와 함께 즐기니 아침 식사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기내 온도는 쾌적했고,
담요와 쿠션이 넉넉하게 제공되어
거의 호텔 객실처럼 편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의 장점 중 하나는 ‘조용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승무원들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다가옵니다.
물 한 잔, 베개 교체, 온도 조절 등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메뉴가 꽤 다양했어요.
최신 한국 영화, 넷플릭스 인기작, 클래식 음악까지.
13시간의 긴 비행이지만 지루함은 없었습니다.

비행은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창밖으로 인천의 회색 하늘이 보이자,
‘드디어 집에 왔다’는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입국 심사는 자동 게이트 덕분에 빠르게 통과했고,
수하물도 거의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장거리 노선의 피로감이 적었던 이유는
좌석의 안락함, 조명, 서비스 등 모든 요소가 안정적으로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화려함에서 차분함으로, 여행의 온도를 서서히 낮추는 듯한 시간이었습니다.
긴 비행이지만,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 덕분에
마치 ‘하늘 위의 휴식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 그 화려한 불빛 뒤에는 늘 그리운 집이 있죠.
대한항공 KE006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여행의 마지막 장을 부드럽게 덮어주는 한 페이지 같은 비행이었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도 아마 저는 다시 이 파란 날개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편안함, 안정감, 그리고 한국적인 따뜻함.
그게 대한항공의 진짜 매력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