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도시의 분위기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저는 늘 ‘길거리 간식 냄새가 퍼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대만 타이베이의 골목을 걷다 보면, 그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 찾아와요.
오늘 소개할 곳은 그런 ‘향기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작은 가게,
樂魚珍珠燒 (Le Yu Pearl Pancake)입니다.
이곳은 겉으로 보면 단순한 붕어빵 가게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창의성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樂魚珍珠燒에서는 홍또빙(車輪餅)을 판매합니다.
한국의 붕어빵과 닮았지만, 모양은 둥글고 속재료의 조합이 훨씬 다양해요.
‘紅豆(팥)’은 기본이고, ‘奶油(크림)’, ‘珍珠(타피오카 펄)’, ‘OREO’, ‘起司(치즈)’ 등
현지의 감성을 녹여낸 메뉴가 가득합니다.



특히 이 가게의 이름에 들어간 “珍珠(진주)”는 버블티의 펄을 의미하는데요.
붕어빵 속에 타피오카를 넣는 발상 자체가 흥미롭고,
대만다운 창의성이 느껴졌습니다.

주소: 台北市信義區吳興街269巷7號
영업시간: 12:00 ~ 20:00
근처 MRT: 타이베이 101/세계무역센터역 (도보 약 10분 거리)
樂魚珍珠燒는 신이(信義) 지역의 주택가 골목에 자리하고 있어요.
주변은 조용하지만, 퇴근 시간 무렵엔 현지인들로 붐빕니다.
작은 포장형 가게로, 바깥에서 반죽이 구워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요.
가게 앞에 서 있으면 따뜻한 단내와 함께 “지글지글” 소리가 들리는데,
그 향기 덕분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춥니다.



팥소가 듬뿍 들어간 정석 메뉴입니다.
달지 않고 고소한 팥의 향이 은근하게 퍼지며,
반죽은 얇고 부드러워 식감이 가볍습니다.
대만의 팥소는 한국보다 수분감이 조금 더 있어
한입 물면 부드럽게 녹아드는 느낌이에요.

타피오카 펄과 밀크크림이 함께 들어간 메뉴예요.
따뜻한 붕어빵 속에 들어있는 펄은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듭니다.
한입 베어물면 **“달콤함 + 식감 + 향”**이 한꺼번에 터지는데,
이 조합은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맛이에요.
오레오 크럼블이 들어간 초콜릿 버전은
진한 카카오 향과 바삭한 식감이 인상적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단맛이 절제되어 있어요.



樂魚珍珠燒의 가장 큰 특징은 **“단맛의 조절”**입니다.
대만 간식은 가끔 너무 달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곳의 디저트는 오히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아요.
또한 주문 후 바로 구워주는 시스템이라
겉은 바삭하고 속은 따뜻하게 유지돼요.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간식이 아니라,
정성스럽게 하나씩 만들어지는 “수제 느낌”이 강합니다.

樂魚珍珠燒는 위치상 타이베이 101, 신이 쇼핑 거리, 엘리펀트 마운틴(象山)과 가깝습니다.
그래서 관광 동선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간식 스폿이에요.
추천 코스는 이렇습니다.
타이베이 101 전망대 → 신이 구 골목 산책 → 樂魚珍珠燒 간식 타임
저녁에는 신이 거리가 조명으로 물들어
홍또빙을 손에 들고 산책하기 딱 좋습니다.
길거리 음악이 흐르고, 따뜻한 공기 속에
대만의 ‘소소한 여유’가 느껴져요.



樂魚珍珠燒의 포장지는 귀여운 손그림 스타일이고,
붕어빵의 모양도 둥글고 아기자기합니다.
사진으로 남기기 좋은 디저트라
여행 브이로그나 인스타그램 피드용 컷으로도 활용하기 좋아요.
햇살이 비치는 오후 시간대에 방문하면
붕어빵 위로 크림이 살짝 녹으며 반짝이는 모습이 정말 예쁩니다.

대부분의 메뉴가 NT$30~40 (한화 약 1,300~1,700원) 정도예요.
현금 결제는 기본이고, LINE Pay도 가능했습니다.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樂魚珍珠燒는 단순한 간식 그 이상이었어요.
한입 베어 물 때마다 느껴지는 따뜻한 공기,
그리고 대만 특유의 정겨운 미소가 함께 녹아 있습니다.
요란하지 않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간식.
이곳의 홍또빙은 그런 ‘소박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타이베이 여행 중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혹은 새로운 디저트를 찾고 싶을 때
樂魚珍珠燒는 분명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