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ukiji Sushi Yamaharu(つきじすし やまはる) 방문 후기
도쿄를 여행할 때마다 꼭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츠키지(築地)’예요. 예전에는 도쿄의 대표 수산시장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신선한 재료를 다루는 식당과 전통 있는 스시야들이 여전히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죠.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오랜 시간 현지 미식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Tsukiji Sushi Yamaharu(스시 야마하루)’ 를 방문했습니다.
작지만 정갈한 공간에서 경험한 오마카세 코스는, 일본식 정갈함과 장인의 손맛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스시 야마하루는 츠키지 외곽 시장 골목 안쪽,
조용한 거리 끝에 위치한 작은 스시야입니다.
간판도 크지 않아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만큼 겸손한 외관이에요.
문을 열고 들어서면 따뜻한 조명과 함께,
카운터 너머에서 셰프가 손님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좌석은 약 8석 정도의 소규모 카운터 오마카세 스타일,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리 일정 조율이 필수입니다.
츠키지답게 재료의 회전이 빨라 언제 방문하더라도 ‘오늘 가장 좋은 생선’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오마카세는 계절과 재료 상황에 따라 구성이 달라지는데,
제가 방문한 날은 아카미(참치 붉은살)로 시작했습니다.
입안에 닿는 순간 느껴지는 단단한 결, 그리고 은은한 감칠맛.
바로 그 맛이 ‘도쿄 스시’의 진수였습니다.




두 번째로 나온 것은 히라메(광어) 와 스미이카(한치).
하얀살 생선의 질감이 살아 있고, 숙성 정도가 완벽했습니다.
셰프는 한 점 한 점 내어줄 때마다 재료의 산지나 손질 방식, 숙성 시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셨는데
그 순간마다 ‘이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시 야마하루의 밥(샤리)은 도쿄식답게 약간 단단한 질감에 은은한 식초 향이 돌았습니다.
셰프가 직접 조절한 간장 브러시는 각 생선의 염도에 따라 조금씩 달랐고,
특히 츄토로(참치 중뱃살) 와의 조화는 완벽했습니다.

한 입 넣는 순간 밥알이 고슬하게 흩어지고, 지방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그 느낌 —
‘이래서 도쿄 스시는 밥맛으로 승부한다’는 말이 실감 났습니다.

코스 중반에 등장한 아와비(전복) 는 부드럽게 쪄낸 후 간장과 유자즙으로 마무리한 형태였습니다.
입안 가득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터졌고,
이어 나온 홋카이도산 우니(성게) 는 신선도에서 압도적이었어요.

특이하게 이날 안주로 나온 작은 가지튀김과 미소된장 스프 도 함께 인상 깊었어요.
스시 코스 사이에 따뜻한 튀김을 한입 먹는 구성이었는데,
짭짤하면서 고소한 튀김의 맛이 입안을 리셋해 주는 역할을 해줬습니다.

마지막은 참치 마끼와 다마고(계란말이)로 마무리됩니다.
야마하루의 다마고는 케이크처럼 부드럽고 단맛이 절제되어 있어
‘디저트처럼 먹는 스시의 끝’이라는 표현이 어울렸어요.
그 뒤에 따뜻한 녹차 한 잔이 함께 나와 코스를 완벽히 마무리했습니다.


이곳의 셰프는 츠키지 시장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베테랑으로,
재료를 직접 보고 매일 구매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하루 메뉴 구성이 미세하게 다르며,
방문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코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매일 새로운 오마카세’라는 표현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어요.
점심 코스는 약 8,000엔대, 저녁 코스는 12,000~15,000엔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보다는 전화 예약이나 숙소 프런트 요청을 통해 예약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특히 주말과 금요일 저녁은 예약이 빨리 마감되니 최소 일주일 전 문의를 추천드려요.

‘Tsukiji Sushi Yamaharu’는 화려하지 않지만,
정직하고 진심 어린 스시를 선보이는 곳입니다.
한 점 한 점에 담긴 장인의 손맛,
그리고 일본 특유의 조용하고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어요.
도쿄의 중심에서 스시 본연의 맛과 정갈함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께
정말 자신 있게 추천드릴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