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아침은 언제나 부드럽다.
창가를 스치는 햇살, 느릿하게 깨어나는 거리, 그리고 향긋한 커피 향.
하지만 이번 타이베이 여행에서는 그보다 조금 더 특별한 아침을 맞이했다.
바로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Mandarin Oriental Taipei)에서의 조식 시간이다.

이곳의 조식은 단순히 ‘호텔 식사’가 아니라,
여행의 일부이자 하루를 여는 하나의 의식(ritual)처럼 느껴졌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세계 여러 도시에서도 ‘조식 맛집 호텔’로 손꼽힌다.
타이베이 지점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조식이 제공되는 레스토랑은 고급스러운 조명과 대리석 테이블,
부드러운 클래식 음악이 어우러져 ‘차분한 아침의 여백’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조용한 분위기였다.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여유를 주는 테이블 간격,
창가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색감이
‘오늘 하루는 잘 될 것 같다’는 예감으로 이어졌다.



조식 메뉴는 크게 서양식 뷔페 + 대만식 요리 + 주문형 메뉴 세 가지로 나뉜다.
특히 크루아상은 겉이 바삭하면서 속이 부드러워
‘이건 호텔 베이커리급이다’ 싶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여행 중 매일 서양식만 먹다 보면 느끼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따뜻한 죽 한 그릇은 정말 반가웠다.
심심한 듯 담백한 국물 맛, 그리고 그 위에 얹은 피클과 땅콩이 완벽한 조화였다.



주문 메뉴는 테이블에서 직접 오더할 수 있었고,
조리 후 따뜻한 상태로 서빙되어 ‘갓 만든 느낌’이 확실했다.
특히 오믈렛은 안이 촉촉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아침의 완성은 역시 커피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커피는 단순한 머신 커피가 아니라,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핸드드립 &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였다.



신맛이 약하고 고소한 향이 감도는 원두였는데,
크루아상이나 팬케이크와 함께 먹으니 정말 잘 어울렸다.
차(tea) 메뉴도 다양했는데,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얼그레이, 자스민, 타이완 우롱차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차를 고를 수 있었다.


직원들의 세심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접시를 다 비우면 바로 치워주고,
잔이 반쯤 비면 물이나 주스를 자연스럽게 채워준다.
“오늘의 추천 메뉴를 드셔보시겠어요?”
라는 친절한 제안까지 더해져, 단순한 식사 이상의 경험이 되었다.
또한 식사 후에는 조용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라운지에서 커피를 즐길 수도 있었다.
이런 여유로운 마무리 덕분에,
타이베이의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기 전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었다.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의 조식은 단순히 맛있는 식사를 넘어
여행자의 하루를 ‘여유’로 채워주는 경험이었다.
고급스러운 공간, 완벽한 서비스, 신선한 재료, 그리고 따뜻한 분위기.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오늘의 나를 잘 맞이해주는 시간”이 되었다.
아침이 이렇게 우아할 수 있다면,
여행의 하루가 조금은 더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다음 타이베이 방문에서도, 이곳의 조식만큼은 꼭 다시 즐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