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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차이나타운에서 만난 깊은 중화의 맛, 張記(장기)에서 보낸 따뜻한 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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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김군 2025. 10. 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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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여행을 하다 보면 꼭 들르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고베 차이나타운, 난킨마치(南京町).
붉은 등불이 나란히 걸린 골목 안을 걷다 보면 일본 속 작은 중국처럼 느껴지는 활기와 향신료 냄새가 공존한다.
그 중심부에 자리한 한 가게, 바로 張記(장기). 이번 고베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식사였다.

🏮 붉은 거리 속 중화요리의 향기

난킨마치 거리를 걷다 보면 길게 줄을 선 곳들이 몇 군데 있다. 그중에서도 장기는 현지인 비율이 높았다.
관광객보다는 점심시간을 맞은 일본인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어가는 모습.
“이건 틀림없다.” 직감이 들었다.

 

가게 앞에는 커다란 메뉴 사진이 붙어 있고,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주방에서는 셰프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교자를 굽고 있었다.
노릇노릇한 빛깔과 함께 들려오는 “치익―” 하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따뜻한 차와 함께 시작된 식사

테이블에 앉자마자 중국차 한 잔이 먼저 나왔다.
잔을 손에 쥐니 은은한 향이 퍼지며 여행의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
메뉴판에는 교자, 마파두부, 볶음밥, 탕수육, 새우요리 등 다양한 중화요리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메뉴라는 철판 교자(焼き餃子)와 고추잡채, 그리고 볶음밥을 주문했다.

🥟 장기의 대표 메뉴, 교자 한 입의 감동

잠시 후 도착한 교자는 눈으로 보기에도 완벽했다.
바닥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 전형적인 중화풍 구이 교자였다.
젓가락으로 반을 갈라보니 육즙이 톡 터져 나왔고,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한 돼지고기 향이 퍼졌다.

 

한입 먹고 나니, 왜 이곳이 인기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간이 잘 배어 있고, 일본식 교자보다 훨씬 풍미가 진하고 깊었다.
고베의 중국요리 중에서도 ‘현지 중국 셰프’의 손맛이 느껴지는 몇 안 되는 곳이라는 평가가 딱 맞았다.

🍚 볶음밥과 고추잡채, 완벽한 밸런스

함께 나온 볶음밥은 고슬고슬하면서도 불향이 살아 있었다.
고추잡채는 아삭한 피망과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잘 어우러져서 교자와 함께 먹기에 딱 좋았다.
단품 하나하나가 메인처럼 느껴질 만큼 정성스러웠다.

 

식사를 마칠 무렵에는 사장님이 직접 다가와 “맛있었나요?” 하고 웃으며 물으셨다.
짧은 일본어로 “오이시이(おいしい)!”라고 대답하니,
그 미소 하나에 이곳이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난킨마치 속 여유로운 오후

식사 후 난킨마치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달콤한 고추만두 냄새, 커다란 팬에서 튀겨지는 찹쌀볼,
그리고 붉은 등불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풍경까지 —
모든 게 여행자의 마음을 느긋하게 만들어주는 오후였다.

장기에서의 한 끼는 단순히 ‘맛있는 중화요리’ 이상의 경험이었다.
낯선 도시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맛,
익숙하지 않지만 이상하게 그리운 향기.
그게 바로 난킨마치 張記가 가진 매력 아닐까.

📍 정보 정리

  • 가게 이름: 張記(チョウキ)
  • 위치: 일본 효고현 고베시 중앙구 난킨마치 2-10-1
  • 영업시간: 오전 11시~저녁 9시
  • 대표 메뉴: 교자, 고추잡채, 볶음밥, 마파두부
  • 가까운 역: 모토마치역(元町駅) 도보 약 5분

✨ 마무리하며

여행 중 들른 작은 가게 하나가 그 도시의 인상을 바꾸는 순간이 있다.
장기(張記)는 내게 그런 곳이었다.
화려한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정직한 맛과 따뜻한 분위기로 고베의 기억을 더욱 깊게 남겨준 곳.

다음에 고베를 찾는다면,
또다시 난킨마치의 붉은 골목을 걸어 장기의 문을 열게 될 것 같다.
그곳에서 다시, 따끈한 교자와 차 한 잔을 즐기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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