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는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이자, 일본 전통 사케의 주요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나다(灘)’ 지역은 맑은 물과 기후 조건 덕분에 오래전부터 최고의 술이 빚어져 왔는데요.

이번 여행에서는 일본 내 대표적인 양조장 중 하나인 하쿠츠루주조(白鶴酒造)가 운영하는 Hakutsuru Sake Brewery Museum(하쿠츠루주조 자료관)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뿐 아니라 문화 체험에 흥미가 있는 분들께도 추천할 만한 장소였어요.



자료관은 예전 실제 양조장을 개조하여 만든 곳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건물 내부에는 거대한 나무 통, 곡물을 씻고 발효시키던 도구들, 술을 걸러내던 천과 같은 도구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쌀을 도정하는 과정에서부터 누룩을 만드는 단계, 발효와 숙성에 이르기까지 패널과 모형, 영상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 이해가 훨씬 쉬웠습니다.



전시 구역에서는 전통적인 방식뿐만 아니라 현재의 양조 기술을 비교할 수 있도록 영상 자료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예전에는 이렇게 만들었구나’라는 감탄과 동시에 현대 양조 기술의 발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누룩을 만드는 과정은 일본 술 맛의 핵심이라고 강조되었는데, 작은 세부 과정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자료관 투어에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은 바로 사케 시음이었습니다. 1층의 시음 코너에서는 여러 종류의 하쿠츠루 사케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었는데, 깔끔한 맛의 드라이 타입부터 풍부하고 묵직한 풍미의 숙성 사케까지 다양했습니다.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설명을 들으며, 차게 보관된 사케와 따뜻하게 데운 사케를 번갈아 맛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쾌하고 라이트한 스타일이 여행지에서 가볍게 즐기기에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시음을 마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기념품 숍으로 이어집니다. 다양한 크기의 병 제품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여행자에게 인기 있는 미니 사이즈 제품부터 고급 선물용 대병까지 고르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술 외에도 사케를 활용한 화장품,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특별한 상품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특히 “자료관 한정판”이라고 표시된 제품은 선물용으로 구매하려는 방문객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찾은 하쿠츠루주조 자료관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일본 전통주를 문화적 맥락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술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일본 전통 생활 도구와 양조 문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 맛본 사케의 다양한 풍미가 잊히지 않네요. 일본 사케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이유를 몸소 체감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고베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일정에 꼭 넣어보시길 추천합니다.